Loading...
Menu

코로나 19 상황에서의 생협 활동 및 성찰


발표자 : 용산생협 박태정 이사장

코로나19라는 전 세계 유례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세계적으로 미치는 사회적, 경제적영향이 막대하여 대공황 이후 가장 큰 불경기라 평가 받는다. 생협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감염 감소를 위해 많은 활동들이 비대면화 되어 생협과 같은 매장의 유통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구매로 전환 되었고 그 속도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었다. 또한 오프라인 모임, 행사, 교육 및 회의가 불가능해지면서 생협의 조합원 활동도 위축되었다. 생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조합원 총회조차 연기되거나 온라인과 서면을 통해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중심생협은 조합원과 생산자와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서로 돕고 협동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생협 활동

1. 친환경 농가 돕기

1) 코로나19 극복위해 ‘착한 선결제운동’
코로나19가 발생하며 학교 수업이 중단되었다. 이로 인해 학교급식의 식재료를 공급해온 친환경 농가들이 판로를 잃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환경 농가들의 신속한 경제회복을 위해 ‘도농상생 선결제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소비자인 조합원들이 생협에 소비할 생활재 대금을 미리 결제하고, 생협은 그 대금으로 생산자에게 조금이라도 먼저 결제해 주는 방식이다. 4개 소비자생협이 협동조합간 협동을 통해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2달간 30억 원 넘게 선결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생협은 그간 친환경 농산물의 계약 재배를 통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가와 산지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친환경 농가들은 외국인 일손 부족, 등교 연기에 따른 친환경 급식 수요 감소 등 아직까지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 급식농가 돕기 할인 쿠폰 역시 많은 조합원의 참여로 진행되었다.
20년 11월부터 진행 21년 8월까지 약 7억원 

2. 조합원 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1) 식재료 꾸러미 활동
코로나19 초기에는 조합원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 행복중심생협의 식재료로 진행하는 반찬 모임, 밥상 모임 등의 조합원 활동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조합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어 모임을 진행하였다.
① 일정과 요리를 정하고, 조합원들에게 홍보하여 참여 조합원을 모집한다. 
② 참여 조합원에게 식재료 꾸러미와 레시피를 전달하여 요리를 만들도록 한다.
③ 참여 후기를 SNS에 올려 다른 조합원들과 공유한다.
행복중심생협의 건강한 식재료로 어린이들이 스스로 간단히 만드는 ‘토끼밥상’ 프로그램도 진행하였다. 코로나19로 전처럼 친구들과 모여서 재미나게 만들 수는 없었다. 하지만 꾸러미를 통해 우리가 선택하는 먹거리들이 자연과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가족들과 함께 만들며 이야기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2) 요리교실
온라인친환경요리교실은 친환경 재료가 왜, 어떻게 좋은지 홍보하기 위한 활동이다. 행복중심의 친환경재료를 엄선하여 요리를 정하고, 식생활 강사인 조합원이 요리하는 장면을 촬영하여 유튜브에 게시한다.

사전에 유튜브를 보고 요리를 따라할 참가자(일반인들도 참가 가능)를 모집,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참여자는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받고 QR코드로 유튜브에 접속한다. 요리교실 영상을 따라 즐겁게 요리를 하고 요리과정의 인증샷을 생협에 보낸다. 요리 인증샷을 보낸 사람은 추첨을 통해 또 다른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선물로 받게 된다. 

3) 온라인 생산자 포럼
행복중심생협은 물품, 제품이란 말 대신 ‘생활재(生活材’)란 용어를 사용한다. 생활에 필요한 재료라는 의미도 있고,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관계가 살아 숨쉬는 ‘활동’ 이란 뜻도 담고 있다. 그만큼 생산자와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관계를 만들어가는 활동 중 생산자가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생활재를 직접 소개하는 시간이 있다. ‘생활재 포럼’으로 불리는 이 시간은 조합원이 사용하고 있는 생활재가 어떤 가치와 철학으로 어떻게 생산이 되었는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또한 생산자는 조합원이 자신이 만든 생활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교감하게 된다.

이 소중한 만남의 시간이 코로나19로 전면 중단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포럼을 진행하게 되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만큼의 생생함은 없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인 조합원의 상생의 자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

4) 온라인 강의 및 독서모임 등
행복중심생협은 인문학, 환경, 여성, 먹을거리 등 조합원들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조합원 모임을 진행해 왔다. 이 또한 코로나19로 주춤했었는데 2021년부터는 강의 및 독서모임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소인원(5명 이내)만 모여 강좌를 열고, 녹화 진행하여 SNS에 올려서 많은 조합원 및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방식과 강사를 초빙하고 많은 조합원들이 동시 접속하여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병행되고 있다. 독서모임의 경우에는 소수가 접속하여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3. 사회 활동 참여

1) 의료진 도시락 지원
행복중심생협 회원생협들은 지역에서 다양한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감염 선별 진료소의 의료진을 위해 150인분의 도시락을 만들었다. 노원구 지역 안에서 먹거리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해온 단체들이 함께 연대하여 진행한 사업이다.

노원먹을거리네트워크 참여단체들과 밤낮없이 애쓰는 의료진들에게 생협 재료로 만든 도시락을 제공하는 일은 뿌듯한 일이었다.

2) 복지 사업
- 코로나 장기화로 학교뿐 아니라 돌봄 센터에도 나가지 못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해 지역의 교육복지센터와 함께 사각지대에 있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한 먹거리 꾸러미 배송사업 진행
- 쑥쑥도시락 사업

취약계층 중 특별히 한부모가정 100가구(총 185명의 아동)를 지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돌봄 공백이 가장 두드러지는 겨울방학 12주 기간 동안 매주 1회씩 푸드박스(육류, 생선, 과일, 채소, 건강간식 등 다양한 구성)를 제공하여 아이들의 균형 잡힌 식습관과 건강을 챙겼다. 기업과 복지재단, 그리고 생협의 연대가 가장 아름답게 실현된 좋은 사례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활동을 만들자

상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생활한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의식해야만 챙길 수 있었던 마스크는 이제 없으면 어쩐지 허전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회의, 강연, 모임도 익숙하다.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것도 너무 손쉬운 일이 되었다. 감염의 위험을 느껴 사용하던 일회용품이 일상화가 되었고, 생협의 조합원이면 멀리하던 배달음식에도 익숙해졌다. 짧은 시간(?)에 익숙해진 것들이 너무 많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없었던 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익숙해진 것들의 편리함과 결별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지만, 지금에라도 지역이라는 곳에서 행복중심생협이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생산자와 조합원, 지역 단체들과 만나고 협업할 수 있는 다양한 ‘꺼리들’을 만들어 내야하지 않을까? 온라인이 되었든 오프라인이 되었든 행복중심생협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자. ‘지속가능한 생산과 책임소비’를 위한 누구나 꼭 참여하고 싶은 활동이면 참 좋겠다.

分享至